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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길은 경쟁이 아니라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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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는 현행 교원 임용체계를 무너뜨리는 영어회화전문강사, 스포츠강사, 돌봄강사 등 비정규직의 정규직 교사 전환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사진_오마이뉴스

 

 

 

“630 학교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교조는영어회화전문강사, 스포츠강사, 돌봄강사의 ‘정규직 교사 전환’에는 반대의 입장이고, 현행 교원임용체계를 무너뜨리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교사 전환을 지지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6·30 총파업 때 전교조 지도부가 공지한 입장)

 

사실 전교조뿐 아니라 지하철, 공무원 등 다른 분야에서도 기존 정규직노동자들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경우가 꽤 많다.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교육의 공공성, 교사의 전문성, 고용불안과 노동조건 등 여러 쟁점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구체적인 쟁점분석 이전에, 쟁점분석에 필요한 질문을 제시해 보려한다.

 

 

고통을 강요하는 경쟁을 넘어

 

많은 대기업 정규직은 빽 없이는 힘든데 그나마 공무원시험과 임용고시가 가장 공정한 제도가 아니냐고 얘기한다. 다른 취업제도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그럴 수 있지만, 자신의 생활도 보장되고 가족생계를 챙길 필요도 없는 조건에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경쟁이 과연 얼마나 공정할 수 있을까?

 

“나는 정말 힘들게 여기까지 왔다, 엄청난 고생을 해야 했다, 그런데 누구는 노력도 별로 하지 않고 무임승차하듯 정규직이 되는 건 불공정하지 않은가?” 그런데 노력의 기준은 무엇인가? 자격증 따고 스펙 쌓는 것만이 노력인가? 무엇보다 수많은 젊은이와, 후배노동자들이 내가 겪은 피눈물 나는 고통을 계속 똑같이 겪어야 하는가?

 

수많은 젊은이가 어쩔 수 없이 취업경쟁의 포로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안정적이고 노동조건이 좋은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일자리를 늘려야 하지 않겠는가? 실질임금 삭감없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젊은이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와 임금을 제공하기 위한 투쟁이 아주 좋은 수단이다.

 

물론 자본가들은 그런 투쟁이 회사의 경쟁력을 잠식해 결국 노동자의 임금과 고용을 불안하게 만들 거라고 반박할 것이다. 여기에 굴복하면 밀릴 수밖에 없다. 자본의 이윤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의 생존이 우선이다. 이윤경쟁체제가 전체 노동자의 생존을 계속 위협한다면 우리는 계획적 생산과 분배를 바탕으로 전체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노동해방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

 

또 다른 질문을 해보자. 어떤 직업의 전문성이 단지 시험에 붙었다고, 그 자리에 오래 있었다고 담보되는 것인가? 그리고 교사노동자의 노동은 다른 노동자의 노동에 비해 질적으로 다르고 우월한가? 아무리 교육에 대한 열정이 있어도, 아무리 학생들에게 제 자식처럼 애정을 듬뿍 쏟아주려 해도, 임금과 노동조건과 복지수준이 보잘 것 없는 기간제교사가 어떻게 자기 열정을 제대로 펼칠 수 있겠는가? 어떻게 실력을 키울 수 있겠는가? 만약 실력이 부족하다면 그것은 누구 탓인가? 안정된 일자리와 노동조건 개선이 실력을 갖출 수 있는 전제 아닌가?

 

 

일자리 경쟁을 부추겨 이득을 보는 자들

 

결코 노동자들이 이득 보는 게 아니다. 이득 보는 건 정부와 자본가다. 그들은 일자리 경쟁을 부추기면서 취업노동자의 처지를 악화시키고, 취업노동자 때문에 실업노동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고 사기 친다.

 

젊은 노동자, 실업노동자, 취업노동자 모두가 단결하고 연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지 못한다면 바닥을 향한 경쟁을 어떻게 멈출 수 있겠는가? 초등학생의 꿈이 정규직인 이 나라를 어떻게 바꿀 수 있겠는가?

 

이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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