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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 프라이드>

연대의 진정한 의미를 묻다

 

 

 

8면 런던프라이드.jpg

 

 

 

“광부는 석탄을 캐요. 그 석탄으로 전기가 만들어지면 우리는 클럽에서 새벽까지 놀 수 있어요.”

 

왜 광원들을 지지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영화의 주인공 마크 애슈턴이 내놓은 재치 있는 답변이다. 이처럼 영화 <런던 프라이드>는 연대의 필요성을 유쾌하게 담아낸다. 무겁지 않게 이야기를 이끌어가지만, 결코 가벼운 주제를 다루는 것이 아니다. 그 중심에는 “진정한 연대란 무엇인가?”의 질문이 놓여있다.

 

 

배경

 

1984년 영국의 마거릿 대처 집권 당시 거대한 규모의 파업이 일어났다. 광원들은 정부의 대량 해고와 탄광 폐쇄 계획에 맞서 전국적 파업을 주도했다. 1년 동안 계속된 이 파업은 결과적으로 패배했지만, 전국 각지에 연대를 건설해냈다. 마크가 활동했던 조직 ‘광원들을 지지하는 동성애자들(LGSM)’도 그중 하나였다. 그들은 광원들을 위한 모금 운동과 공연을 펼치며 서로 함께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이들의 연대가 가능함을 입증해냈다.

 

 

편견

 

그러나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서로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연대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많은 동성애자가 “평소 우리를 도와주기나 했으면”이라는 냉소에 사로잡혀 있었다. 마찬가지로 광원들에게도 동성애자들의 지지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영화에서 “게이들이 모은 돈이라 싫다”거나 “게이 권리 주장을 위해 우리를 이용하려는 거야” 등의 대사도 광원들이 성소수자들에게 가진 편견과 적대감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공감

 

“우리가 잠깐 자유를 누리는 건 저들이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야.” “광부들이 예전 우리처럼 괴롭힘당하고 있다고. 경찰한테 당하고, 언론, 정부한테 당하잖아!” 자신들을 억압했던 경찰, 언론, 정부가 이제 그 발톱을 광원들에게 휘두르는 걸 보며, 주인공 마크는 노동자들과 같은 편에 서야 한다는 진실을 직감했다. 그가 이끈 LGSM은 광원들에게 더디지만 끈기 있게 다가갔다. 대다수의 광원들이 등을 돌렸어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지배계급의 폭력에 억압받던 이들은 서로를 알아보고 연대하기 시작했다. 공통의 적을 분명하게 인식하자 서로에 대한 공감도 자라나기 시작했다. 진정한 연대의 시작이었다.

 

 

투쟁 속에서 만들어진 것

 

1984년 영국에서 1년 동안 벌어진 광원들의 파업은 억압자들의 폭력에 저항하기 위해서 함께 어깨를 걸고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일깨웠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삶이 그리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이해하자, 그동안 존재했던 거대한 편견도 눈 녹듯 사라졌다. 또한 많은 사람에게 동성애 권리를 지지하도록 만들었고, 성소수자 활동가가 노동자계급과 연대할 필요성을 느끼도록 이끌었다. 이 영화는 운동을 건설하려는 지금의 우리에게 진정한 연대의 의미를 알려주고 있다.

 

김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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